기술은 동물, 폭력 국회를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
최근 7년 만에 국회 내부에서 사무실, 회의장을 점거하고 이를 돌파하려는 여야 정당 간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면서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다시 쓰게 됐다.
국회, 동물국회, 기술, tech, 국회의원, 대한민국, 패스트트랙, 폭력 국회
237
post-template-default,single,single-post,postid-237,single-format-standard,bridge-core-1.0.4,ajax_fade,page_not_loaded,,vertical_menu_enabled,qode-title-hidden,qode_grid_1300,side_area_uncovered_from_content,qode-content-sidebar-responsive,qode-theme-ver-18.0.8,qode-theme-bridge,disabled_footer_top,disabled_footer_bottom,qode_header_in_grid,wpb-js-composer js-comp-ver-5.7,vc_responsive

기술은 동물, 폭력 국회를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

최근 7년 만에 국회 내부에서 사무실, 회의장을 점거하고 이를 돌파하려는 여야 정당 간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면서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다시 쓰게 됐다.

여기서 그 사건에 대해서 누가 옳고 그르냐를 이야기 할 것은 아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미 뉴스를 통해 알아봤을 테니까. 이 글에서 다루고 싶은 것은, 뭔가 기술(TECH)을 통해 흥미로운 일이 국회에서 벌어졌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2박3일 동물국회…휴지 조각된 국회 선진화법

25일 목요일 저녁. 국회에서는 3개의 전선이 형성됐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인 220호, 정치개혁특별위원회장인 445호, 그리고 법안을 접수하는 국회 의안과인 701호.

우선 사태의 이해를 위해서 간단한 설명을 한다면, 그 날의 핵심은 다음과 같았다.

  1. 국회 의안과에 법안을 접수시켜서 두 개의 특별위원회에 접수된 법안으로 전달한다.
  2. 각 특별위원회에서는 회의를 개최하고 의안과에서 접수된 법안을 받아 논의 후 투표를 통해 안건으로 상정한다.

국회 의안과 사무실 앞(701호)에서는 접수를 막으려는 자유한국당이 아예 의안과 사무실로 들어가서 문을 닫아버리고 문 앞에서는 인간 스크럼을 짜서 서류를 제출하러 들어오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각 특별위원회 쪽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회의장(220호, 445호)에 들어가서 회의를 열어야 하는데 자유한국당이 회의실로 못들어 가도록 막아버렸다. 그러다 보니 뚫으려는 측과 막으려는 측이 몸싸움을 벌인 것이다.

꼭 저렇게 해야 하나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모든 국회 절차(방법, 장소, 정족수 등)는 법에 의해 규정이 되어있어서 임의로 할 수가 없다. 결국 그렇게 새벽까지 밀고 당기고 문을 부수려고 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여 부상당해 실려 나가고 하는 동물국회가 된 것이다.

결국에는 민주당이 못 뚫었다. 새벽까지 너무 추한 꼴을 양측이 보여서 그런지 민주당이 일단 철수했고 그 날 자유한국당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런데 다음 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내부 망을 통해 온라인으로 법안을 의안과에 접수시켜 버렸다.

법안을 제출하려면 국회 의안과에 가서 접수를 해야 하는데, 그 방법은 1)직접 서류 제출, 2)팩스로 제출, 그리고 3)국회 내부 망을 통해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방법이 있었던 것이다!

직접 서류제출은 아예 사무실을 몸으로 막아서 불가능하게 된 것이고, 팩스로 제출한 것도 이미 의안과 사무실을 점거한 자유한국당(정확히는 이은재 의원)이 가로채서 버리고 팩스기를 부수어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마지막으로 국회 내부 망을 통해서 접수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새벽까지 몸싸움을 하면서도 아무도 이용할 생각을 안했다. 시스템만 만들어 두고 국회에서는 그 시스템을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익숙치 않았던 것이다.

어이없게(?)도 이번 사태에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법안을 제출함으로써 전날 국회 의안과에서 했던 몸싸움은 왜 한거야? 라는 냉소를 짓게 만들었다. (전날 일부 보좌진과 기자들 사이에서는 저 온라인 시스템을 언급하기도 했다. 근데 자유한국당이 컴퓨터도 부숴버린줄 알았다. 설마 그 시스템이 있는지도 모르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몸싸움을 하게 만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다, 앞으로는 적어도 국회 의안과에 법안 제출하는 것을 두고 몸싸움을 벌일 일은 없어졌다. 국회를 몸싸움 장으로 만들었던 요인 중의 하나는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각 특별위원회가 회의장에 들어가서 회의를 여는 이슈에 대해서는? 아쉽게도 아직 국회에는 화상회의를 정식 절차로서 인정하지 않는다. 만일 화상회의 기술도 도입을 했다면 회의장에 들어가니, 못들어가니로 몸싸움을 벌일 일도 없어질 것이다. 또 하나의 동물국회를 만들 요인이 사라지는 것이다.

<실제 그 다음 주 월요일 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이동 작전으로 각 특별위원회는 자기 회의장이 아닌 다른 회의장을 옮겨가면서 회의를 열었다. 정보를 몰랐던 자유한국당측에서 미쳐 따라와 회의장을 막지 못했다. 그 결과 회의는 열렸고 법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뒤늦게 도착한 자유한국당측과 민주당측의 몸싸움이 일어나긴 했다.>

과거 국회에서 몸싸움이 일어났던 사례를 살펴보면 정치세력간의 합의가 결렬 되어 한 측이 일방적으로 절차를 진행하고자 할 때 다른 측에서 막으면서 발생한 것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즉,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유발됐던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확인했듯이 국회의 절차 진행이 온라인으로도 가능하게 된다면, 즉,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유비쿼터스적인 환경과 절차가 국회에 도입이 된다면, 몸싸움이라는 물리적인 충돌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국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예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인터넷 선을 끊어버리는 극단적인 일을 할 수도 있겠다.)

법안은 온라인으로 제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 의안과를 점거하고 문을 부수고 팩스를 부수고 문 앞에서 스크럼을 짜고 얼굴 맞대면서 싸울 필요가 없어졌다. 나아가서 민간에서는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화상회의까지도 도입한다면 이제 굳이 회의장을 못들어가도록 몸으로 막을 필요도 없어진다. (물론 여전히 정치 현장의 많은 분들은 투쟁이란 이름하에 일어나는 몸싸움도 불가피한 정치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사태의 진행을 통해 언젠가는 기술의 발전과 도입을 통해 동물, 폭력 국회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희망찬(?)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그렇게 된다면, 좀 더 합의의 중요성이 커지게 되어 인내심을 기르고 양보를 하는 국회 그리고 국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No Comments

Post A Comment